선생님이라 부르지 마

Chapter 1 — 선생님이라 부르지 마

결혼식장 문이 열리는 순간, 세상은 멈춰버린 듯했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서수아의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웠지만, 내 심장은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팠다. 그녀는 내 오랜 친구이자, 동시에… 아버지의 약혼녀였다.

강남의 고급 호텔, 아르누보 스타일의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수많은 하객들이 축복을 보내고 있었다. 신동건, 32세. 대기업 후계자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진 그림자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적어도, 서수아를 만나기 전까지는.

서수아와의 첫 만남은 3년 전, 아버지의 환갑 기념 파티에서였다. 그녀는 아버지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고,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겼다. 우리는 빠르게 가까워졌고,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고민을 나누었다. 그녀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는 지쳐있던 내게 한 줄기 빛과 같았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관계가 시작되면서, 모든 것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신동건 씨, 무슨 생각해요? 얼굴이 안 좋아 보이네.”

내 옆에 앉은 노태양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노태양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그룹의 법무팀 변호사였다. 그는 서수아와의 관계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했다.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답했다.

“아니, 그냥… 여러 가지로 복잡해서.”

결혼식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주례사가 낭독하는 성혼 선언문은 귓가에 맴돌았지만, 내용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오직 서수아의 모습만을 쫓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슬픔이 어려있는 듯했다. 그 슬픔의 의미를,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제 신랑 신부 행진이 있겠습니다!”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수아는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버진로드를 걸어 나갔다. 그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지만, 내게는 끔찍한 악몽과도 같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결혼식장을 빠져나왔다. 숨 막히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호텔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차가운 빗줄기가 내 얼굴을 적셨지만, 심장의 뜨거움은 식을 줄 몰랐다. 나는 텅 빈 도로를 바라보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서수아를 포기해야 할까? 아니면, 모든 것을 걸고 그녀를 되찾아야 할까?

그때, 내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서수아였다. 나는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신동건 씨… 지금 어디예요?”

서수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나는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저… 잠깐만 만날 수 있을까요?”

나는 숨을 크게 쉬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그래, 어디로 갈까?”

“호텔 뒤편 정원으로 와주세요. 아무도 없어요.”

전화가 끊기고, 나는 곧장 호텔 뒤편 정원으로 향했다.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고, 내 마음은 더욱 격렬하게 요동쳤다. 정원에 도착했을 때, 서수아는 벤치에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서수아야…”

내 목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며, 애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신동건 씨, 도와줘요…”

그녀의 입에서 나온 예상치 못한 한마디에,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그녀는 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걸까? 그리고, 그녀가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그 순간, 정원 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타나 서수아에게 총구를 겨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