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약속, 붉은 결혼식
Chapter 1 — 피의 약속, 붉은 결혼식
귓가에 쨍하게 울리는 샴페인 잔 깨지는 소리와 함께, 서연은 모든 것을 기억해냈다. 2024년 4월 15일, 바로 오늘, 그녀는 안지호와의 결혼식에서… 죽었다. 정확히는, 안지호와 그의 정부, 손다솔의 손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했다.
하얀 웨딩드레스는 순식간에 붉은 피로 물들었고, 고급스러운 샹들리에 아래 펼쳐진 웨딩마치는 그녀의 마지막 비명으로 뒤덮였다. 눈을 감는 순간, 서연은 맹세했다. 다시 눈을 뜨게 된다면, 반드시 이 끔찍한 운명을 뒤바꾸고, 그들에게 똑같은 고통을 되돌려주겠다고.
그리고 놀랍게도, 그녀는 눈을 떴다. 익숙한 천장, 낯선 듯 익숙한 자신의 방. 2014년 4월 15일. 정확히 10년 전, 그녀와 안지호의 악몽 같은 인연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의 시간이었다. 서연은 떨리는 손으로 달력을 확인했다. 2014년 4월 15일. 틀림없었다. 그녀는 회귀한 것이다.
"젠장… 꿈이 아니었어."
서연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10년 전의 그녀는 아직 순수하고, 어리석었다. 안지호의 가면 뒤에 숨겨진 악마성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재벌 3세라는 화려한 배경, 부드러운 미소, 다정한 말투. 그 모든 것이 완벽한 연기였다는 것을, 그녀는 죽음 직전에야 깨달았다.
서연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복수… 복수해야 한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10년의 기억은 그녀에게 강력한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안지호의 약점, 손다솔의 욕망,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재벌가의 추악한 암투까지. 모든 것을 이용해, 그들을 파멸시킬 것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안지호와의 만남을 원천봉쇄하는 것. 그와의 인연은 그녀의 불행의 시작점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안지호는, 그녀의 아버지 회사, 서진 그룹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이 멀어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
"이번에는 달라.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
서연은 결연한 눈빛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오늘, 그녀는 아버지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 발표를 맡게 된다. 안지호는 분명 이 자리에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올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아니, 오히려 그를 역이용해야 한다.
발표 준비를 마치고 회의실로 향하던 서연은, 복도 끝에서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했다. 넓은 어깨, 완벽한 비율, 그리고… 그녀를 향해 서서히 돌아보는, 악마의 미소. 안지호였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10년 전과는 어딘가 달랐다. 마치… 그녀의 회귀를 눈치챈 듯한, 섬뜩한 기운이 감돌았다.
"오랜만이네요, 서연 씨."
그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여전히 매혹적이었지만, 서연은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것을 느꼈다. 안지호… 그는 정말로 알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녀의 착각일까?
"안지호 씨."
서연은 애써 침착한 척하며 그를 마주봤다. 그의 눈빛을 똑바로 응시하며, 그녀는 앞으로 펼쳐질 복수의 서막을 예감했다. 하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그녀의 심장을 짓눌렀다. 과연, 그녀는 이 복수극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안지호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오늘… 좋은 예감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