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차이의 고백
Chapter 1 — 15살 차이의 고백
나는 그의 은밀한 취미를 목격했다. 그것은 서재의 깊숙한 곳, 빛조차 닿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었다. 주원석 대표. 냉철하고 완벽주의자인 그가, 레이스가 달린 앤티크 인형을 수집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 비서, 그거 봤어요?”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손에 들린 낡은 인형은 어색하게 흔들렸다. 나는 숨을 멈추고, 그의 눈을 피했다. 그는 언제나 그랬다. 완벽하게 거리를 두면서도,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마치 금단의 열매처럼.
주원석 대표는 ‘태성 그룹’의 후계자였다. 젊은 나이에 그룹을 이끌며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했지만, 그의 사생활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고, 스캔들 하나 없이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했다. 그런 그에게 이런 비밀이 있을 줄이야.
나는 3년 차 비서, 어나린이다. 그의 곁에서 일하며 수많은 소문과 추측을 들어왔지만, 그 누구도 그의 진실된 모습을 알지 못했다. 나조차도.
“죄송합니다, 대표님. 서류를 찾으러 왔다가….”
어색하게 둘러대며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마치 송곳처럼 날카롭게 느껴졌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응시했다. 그 침묵이 마치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다. 나는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봤다면, 본 대로 해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묘하게 떨리는 듯했다. 나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본 대로 하라니, 무슨 의미일까? 그의 숨겨진 취미를 폭로하라는 걸까, 아니면 침묵하라는 걸까?
“무슨 말씀이신지….”
“어 비서는 눈치가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실망이군요.”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것은 비웃음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의 의중을 파악하려 애썼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깊고 어두웠다.
“대표님….”
“내 취미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아요. 특히… 부태겸 이사에게는.”
부태겸 이사. 그의 이름이 나오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부태겸은 주원석 대표의 사촌 동생이자, 태성 그룹의 또 다른 후계자였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경쟁하며 자랐고, 지금도 그룹 내에서 끊임없이 대립하고 있었다. 그의 비밀이 부태겸에게 알려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절대 발설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는 잠시 나를 응시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낡은 인형을 들고 서재를 나갔다. 그가 사라진 후에도,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그의 비밀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위험한 비밀을 감추고 있었다.
며칠 후, 나는 우연히 부태겸 이사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 그는 나를 빤히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어 비서, 요즘 주 대표님과 가까워 보인다?”
나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눈빛은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고 했다.
“혹시… 주 대표님의 숨겨진 취미에 대해서도 알고 있나?”
그의 마지막 말이, 마치 얼음 송곳처럼 심장에 박혔다. 나는 숨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그의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내가 서재에서 봤던 것과 똑같은 레이스 달린 앤티크 인형이 들려 있었다. 그는 어떻게 알게 된 걸까? 그리고… 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 그의 다음 말이, 마치 심판처럼 느껴졌다.
“대답해 봐, 어나린 씨. 주 대표님의 그 ‘인형’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