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 위의 약속

Chapter 1 — 한강 다리 위의 약속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쳤다. 2023년의 한강은 얼어붙을 듯 매서웠다. 서연은 난간에 기대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삶의 마지막 순간, 그녀의 눈에는 원망과 후회만이 가득했다. 빈우… 당신을 사랑했지만, 내 방식이 틀렸어.

“서연아!”

누군가 절박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서연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이제 모든 것을 끝낼 시간이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차가운 강물 속으로 몸을 던졌다.

***

“하… 하….”

숨이 가빠왔다. 서연은 낡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꿈이었나? 하지만 너무나 생생한 감각이 그녀를 괴롭혔다. 2023년의 절망적인 순간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느껴졌다.

방 안을 둘러보았다. 낡은 벽지, 오래된 가구, 그리고… 탁상 위에 놓인 2010년 달력. 서연은 숨을 멈췄다. 2010년? 내가 정말 과거로 돌아온 건가?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달력을 집어 들었다. 2010년 5월 12일. 분명히 13년 전의 시간이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서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 앞으로 갔다. 앳된 얼굴, 풋풋한 눈빛. 20대 초반의 그녀가 거울 속에 있었다. 그녀는 굳게 주먹을 쥐었다. 이번에는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원빈우, 그녀의 전 남편이었다. DK 그룹의 후계자이자 냉철하고 완벽한 남자. 하지만 그는 서연에게는 늘 차가웠다. 그녀의 서툰 사랑 표현은 늘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파국을 맞이했다.

“빈우 씨…”

서연은 그의 이름을 나지막이 읊조렸다. 다시 만난다면,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전처럼 맹목적인 사랑을 퍼붓는 것은 분명 잘못된 방법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그녀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2010년 5월 12일. 오늘, 빈우는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계약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틀어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서연은 눈을 빛냈다. 바로 이거야. 그녀는 빈우를 도울 수 있다. 그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진심으로 그를 돕는다면… 어쩌면 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섰다.

DK 그룹 본사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서연은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었다. 과연 그녀의 계획대로 될까? 빈우는 그녀의 도움을 받아들일까? 불안감과 기대감이 뒤섞인 채, 그녀는 DK 그룹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로비에서, 그녀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원빈우가… 다른 여자와 키스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