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딸의 귀환
Chapter 1 — 버려진 딸의 귀환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흩뿌려진 붉은 와인처럼, 10년간 감춰왔던 내 분노가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모든 걸 되찾겠어." 떨리는 목소리로 다짐하며, 나는 강남의 화려한 야경을 삼켰다.
내 이름은 알수연. 대한민국 굴지의 재벌, 태성 그룹 윤회장의 숨겨진 딸이다. 어머니는 회장의 젊은 시절, 짧은 사랑을 나눴던 무명의 예술가였다. 회장의 부인이자 태성 그룹 안주인인 민혜린은 어머니의 존재를 알고 극렬하게 반대했고, 어머니는 결국 쫓겨나듯 세상을 떠났다. 나는 철저히 윤회장의 그늘 아래서 존재를 숨긴 채 살아왔다.
태성 그룹은 겉으로는 번듯한 대기업이지만, 그 속내는 권력과 암투로 얼룩진 곳이었다. 특히 민혜린은 자신의 아들, 백승호를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견제하며, 내 삶을 옥죄어 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어머니의 복수, 그리고 빼앗긴 내 자리를 되찾기 위해 나는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했다.
복수를 위해선 먼저 태성 그룹에 들어가야 했다. 나는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돌아와, 철저한 신분 위장과 뛰어난 실력으로 태성 그룹의 계열사인 ‘TS 인터내셔널’에 입사했다. 입사 후, 나는 뛰어난 업무 능력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빠르게 승진했다. 나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민혜린은 오히려 나를 칭찬하며 자신의 측근으로 삼으려 했다. 그녀의 오만함은 곧 그녀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TS 인터내셔널의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며 나는 태성 그룹의 내부 정보를 샅샅이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룹의 비자금 조성, 불법적인 사업 확장, 그리고 백승호의 비리까지. 나는 모든 증거를 수집하며,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회장실에 불려갔다.
"알수연아, 네 능력이 날로 발전하는구나." 윤회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따뜻했지만, 나는 그 속에 숨겨진 냉정함을 읽을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 네가 맡아주면 좋겠구나.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란다."
그가 내민 서류에는 ‘판교 신도시 개발 사업’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판교 신도시 개발 사업은 태성 그룹의 사활이 걸린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만약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면, 나는 그룹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 프로젝트는 민혜린과 백승호에게도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회장님, 영광입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정중하게 인사하며 서류를 받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차가운 분노가 끓어올랐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그들의 모든 것을 빼앗을 것이다. 어머니의 복수를, 그리고 내 자리를 되찾기 위해.
며칠 후, 나는 판교 신도시 개발 사업의 담당자로 임명되었다. 민혜린은 예상대로 나를 크게 경계하며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온갖 음모와 술수를 동원해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 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모든 계략을 미리 알고 있었다. 10년간 갈고 닦은 나의 복수심은 그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을 만큼 강렬했다.
어느 날 밤, 나는 판교 신도시 개발 사업 관련 자료를 검토하던 중,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계약 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있다는 것을 직감한 나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비리의 배후에는 백승호가 있었다. 그는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개발 자금을 빼돌리고 있었다.
나는 이 사실을 윤회장에게 보고하려 했지만, 민혜린의 방해로 쉽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감시하며 회장과의 접촉을 원천 봉쇄하려 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바로 그 때, 내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계인성. 태성 그룹의 경쟁사인 ‘한성 그룹’의 후계자였다. 계인성은 냉철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재계에서 악명 높은 ‘냉혈한’으로 불렸다. 그는 태성 그룹에 대한 깊은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윤회장을 무너뜨리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계인성은 나에게 은밀한 제안을 해 왔다.
"알수연 씨, 당신의 복수를 돕겠습니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나는 그 속에 숨겨진 욕망을 읽을 수 있었다. "태성 그룹을 무너뜨리는 데,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나는 잠시 망설였다. 계인성은 위험한 남자였다. 하지만 그의 제안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나는 복수를 위해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었다. "좋아요. 당신과 손을 잡겠어요." 나는 결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다음 날, 나는 계인성과 함께 태성 그룹의 비리를 폭로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 우리는 언론에 제보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태성 그룹을 압박했다. 민혜린과 백승호는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들의 몰락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 윤회장이 나를 찾아왔다.
"알수연아, 네가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느냐?" 그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다.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이제 당신에게는 아무런 미련도 없습니다. 당신은 어머니를 버렸고, 나를 숨겼습니다. 이제 당신의 모든 것을 되찾을 겁니다."
윤회장은 충격에 휩싸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를 뒤로하고 회장실을 나섰다. 하지만 그 순간, 등 뒤에서 날카로운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나는 강렬한 고통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눈을 뜬 곳은 낯선 병실이었다. 온몸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고, 머리는 깨질 듯 아팠다. 간호사는 나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사고 당시, 회장님께서… 알수연 씨를 감싸고 대신 교통사고를 당하셨습니다." 그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윤회장이 나를 감쌌다고? 그럴 리가 없다. 나는 혼란에 휩싸였다. 그런데, 간호사가 말을 이었다. "회장님께서 마지막으로… 알수연 씨에게 전해달라는 유언이 있습니다."
간호사가 전해준 윤회장의 마지막 말은, 내 복수의 계획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것이었다. "알수연아… 민혜린을… 믿지 마라. 그리고… 계인성을… 조심해라… 모든 것은…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