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직서

Chapter 1 — 그녀의 사직서

귓가에 쨍하게 울리는 샴페인 잔 깨지는 소리와 함께,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편상훈, 그 남자의 싸늘한 눈빛이 마치 칼날처럼 심장을 꿰뚫는 순간, 지난 5년간의 헌신과 사랑은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감소윤 씨, 이제 더 이상 당신의 역할은 필요 없습니다.”

편상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화려한 조명 아래, 강남의 최고급 호텔 페نت하우스는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그의 옆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이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허연지. 재벌 그룹 회장의 외동딸이자, 편상훈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자.

5년 전, 나는 편상훈의 아버지, 서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편상훈이 경영권을 물려받을 때까지 그의 ‘가짜 약혼녀’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조건은 파격적이었다. 막대한 보상금과 함께, 내 아버지의 회사를 서 회장 그룹에서 지원해 주기로 약속했다. 아버지의 사업 부도를 막기 위해, 나는 기꺼이 악마와의 계약을 맺었다.

편상훈은 처음부터 나를 경멸했다. 그는 내가 돈 때문에 그의 곁에 머무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편상훈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그의 냉철함 속에 숨겨진 고독과 슬픔을 보았고, 그를 위로하고 싶었다. 5년 동안, 나는 그의 그림자처럼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켰다. 그의 성공을 위해, 그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이제 와서 이런 식으로… 너무하시는 거 아니에요?” 떨리는 목소리로 항변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지만, 억지로 참았다. 허연지 앞에서 비참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편상훈은 싸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계약은 끝났소. 계약서대로 보상금은 지급될 거요. 그걸로 당신 아버지 회사나 잘 꾸려가시오.” 그의 눈빛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나를 사랑한 적이 없었던 사람처럼.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는 철저하게 이용당했다는 것을. 편상훈은 나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그는 단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나를 이용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 그의 목적이 달성되자 나를 버리는 것이다.

절망과 분노가 뒤섞여 온몸을 휘감았다. 나는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뺨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허연지는 그런 나를 비웃듯이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더욱 모멸감을 느꼈다.

“후회하실 거예요.” 나는 편상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이 오늘 저지른 일,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겁니다.”

편상훈은 코웃음을 쳤다. “글쎄, 두고 보시오.”

그 말을 끝으로 나는 페نت하우스를 뛰쳐나왔다. 쏟아지는 빗속을 헤매듯 걸었다.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생각뿐이었다. 복수. 반드시 편상훈에게, 그리고 허연지에게, 내가 받은 고통을 되돌려주리라.

며칠 후, 나는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오래된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상자 안에는 낡은 사진과 편지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예상치 못한 물건이 숨겨져 있었다. 편상훈, 그 남자의 숨겨진 과거를 송두리째 뒤흔들 강력한 증거가….